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A와의 대화 두번째] 이날치, 리쌍, 위로가 되는 노래를 듣는 A와의 대화
    A와의 대화 2020. 11. 28. 01:14

    www.youtube.com/playlist?list=PLQI9GCKpH1Q2zUO6zbyqcSLcFIdyro6K6

     

    이날치, 리쌍, 위로가 되는 노래를 듣는 A와의 대화

     

    www.youtube.com

    - 요즘 뭐하고 지내?

    - 일적인 얘기를 하면, 9월에 논문 제출을 했어. 우리는 논문을 제출하면 점수랑 리뷰가 같이와.
    점수로 심사에서 떨어지는 건 아니고, 반박할 수 있는 기회를 줘. 반박문을 쓰는 거지.

    - 반박문?

    - 말 그대로. "네가 잘 못 이해한걸껄? 내 논문은 그런 게 아닌걸? 제발 붙여주세요..." 

    굉장히 어려워... 너무 빌빌 기어도 안되고, 너무 막 나가도 안되고. 엘레강스하고도 거칠게 얘기해야 하거든. 그거를 쓰고 있었어.

    - 어렵겠다...

    - 사실 이거를 연구한 지가 좀 됐어. 암튼 그 연구 하나를 좀 오래 해서 스트레스긴 한데.

    그 반박문을 제출했어! 근데 아마 받은 점수가 낮아서 안될 거야. ㅋㅋㅋ

    - 점수가 있어? 리뷰를 받았을 때 점수로 합격선이 있는 방식인가?

    - 합격선이 딱 정해진 건 없어. 점수가 있긴 있는데 약간 입학사정관제 같은 느낌이랄까.

    1등급은 붙을 거고, 3등급이면 붙을 수 있고, 4등급이면 붙기 좀 어려운.

    내 점수가 낮아서 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래도 다음번 재수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했지.

    - '한번 해봤다! 다음번엔 더 잘 되겠지' 같은 마음인 거지? 이거 연구한지는 오래되었다며.

    - 한지는 좀 됐어. 석사 때부터 하는 걸 좀 질질 끌고 있지. 이번에 기회에 털어내고, 좀 주제를 바꾸고 싶긴 해.

    사실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진 않아서 심사에서 안된다고 해도 충격이 크진 않아.


    - 그래? 그럼 어떤 걸 열심히 하고 있어?

    - 그게 좀 이슈야.

    - 그럼 열심히 하고 있는 게 없는 거야? ㅎㅎ 아님 열심히 하면 안 되는걸 열심히 하는 거야?

    뭔가 딴짓을 열심히 한다거나...?

    - 딴짓은 다 열심히 해. 예를 들어서, 글쓰기 모음을 일주일에 한 번씩 하고 있어. 거의 2년 됐네.

    매번 멤버도 바뀌고 모르는 사람도 꽤 많은데 계속 재밌더라고.

    - (A가 만든 글쓰기 모임이니) A가 호스트잖아. 사람도 자주 바뀌는데 어떻게 2년 동안이나 하고 있어? 대단하다.

    - 맞아. 사람들이 자주 바뀌어. 특별한 사람들도 많아. 다들 친해져서 지난번에 같이 여행도 갔지.

    우리 글쓰기 모임은 서로 글을 평가하지도 않고, 숙제도 없고, 과제도 없어. 서로 모여서 자기 꺼하고 가는 느낌.

    와서 책 읽는 사람도 많아. 자유도가 되게 높지.

    - 그럼 자유도가 되게 높은데, 2년 동안이나 유지한 게 대단하네. 어떻게 했어?

    - 일단 출석에 대한 부담이 없어.
    내가 오는 사람들에게 말하는 게, "안 온다고 미안하다 카톡 보내지 마세요." 그래.
    미안해야 할 일도 아니고, 안 올 거면 안 오고 올 거면 오면 되지. 만날 시간이랑 장소만 정해놓으면 자유롭게 오는 분위기야.

    그래서 크게 이끌어나간다는 느낌이 아니랄까.

    - 이 글쓰기 모임을 2년 동안 처음이랑 비슷한 포맷으로 계속하고 있잖아.

    이렇게 오래 했으면 왠지 이거를 크게 성공시켜봐야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해?

    - 음...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가라? 그런 느낌으로 하고 있어. 그래서 크게 성공을 생각하고 있진 않아.

    그냥 글 쓰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있고 싶어서 하는 거지.

    - 그럼 이 딴짓을 확장하고자 하는 생각은 안 해봤어? 나라면 그런 욕심이 들 것 같은데.

    - 그런 생각은 해봤어. 딴짓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거든. 글쓰기 모임이 1단계면, 2단계가 있는데, 사실 3단계까지 있어. ㅋㅋㅋ

    2단계는 뭐냐면, 내가 자주 가는 카페가 있어. 공간도 되게 좋고 사장님이랑도 친해진.

    내가 이 공간이 너무 좋고 아까워서 사장님한테 밤에 카페를 오픈하는 게 어떻냐는 제안을 했어.

    그 카페 이름이 "카페 0월"인데, "0월의 밤"이라는 걸 만들었어. 회원제로 운영하는데, 등록한 사람들이 와서 공간을 쓸 수 있게 하는 거지. 

    거기서 공부를 해도 되고, 영화를 봐도 되고... 반응이 그래도 좀 좋아. 공간을 쓴 사람들이 방명록도 남기고. 보면 재미있어.

    - 그럼 A가 얻는 이익은 뭐야? 비즈니스 적인 것도 있어?

    - 나? 나도 그냥 회원으로 그 공간을 써. 그냥 좋은 공간을 쓰고 싶어서 한 일이야.

    요즘 오프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에 꽂혀있거든. 온라인에서 페이스북 커뮤니티가 있는 것 같이, 오프라인에서도 모임이 생길 수 있고, 그 장소로 잉여 공간을 이용하는 거지.
    그리고 3단계로 하고 있는 건 뭐냐면, 친구가 새로 짓는 카페가 있는데, 거기에 비즈니스적으로 뭔가 기획하고 있어.

    예를 들어 갤러리가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거면, 그 카페의 어떤 공간에 예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전시하는 거야.

    일러스트레이터나, 유튜버 같은 사람들이 작업하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그 과정을 볼 수 있게 하는 거지.

    - 궁금하다.

    - 응. 암튼 그걸 열심히 구상하고 있어.


    - 그럼 궁금증이 생긴 게, A는 딴짓을 하면 그 결과로 콩고물이 떨어질 거라는 기대를 하면서 해?

    나는 어떤 프로젝트들을 하면 이게 나중에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지라는 기대를 하거든.

    - 사업적인 거면 물론 콩고물을 기대하기는 해. 그런데 무언가 새로운 걸 할 시점에서는 뭔가 결과를 기대하고 하진 않아. 

    일단 시작할 때에는 재미있으면 그만인것같아. 기대를 안 한다면 거짓말인데, 못 이룬다고 실망할 만큼 큰 기대를 하진 않아.

    - 음 그럼 딴짓들을 하는 이유는 뭘까?

    - 이건 최근에 느낀 건데, 여러 가지 내가 해왔던걸 돌이켜보면 그냥 내가 '소모임을 조직하는 취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 

    나도 모르게 이걸 반복하고 있었더라구. 사람들을 모으고, 조직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은근 있었던 거지.

    그 소모임들이 성격이 다 달라도 그런 공통점이 있더라고.

    - 뭔가 결과론적이지만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깨닫게 된 거네?

    - 맞아. 그 프로젝트들이 재미있어서 시작했는데, 나중에 돌이켜봐도 재미있었고 또 새로운 걸 하고 싶어 지는 것 같아.

    - A는 딴짓을 열심히 하고 있었구나? 근데 딴짓을 되게 조용히 하는 것 같아.

    - 사실 말 안 한 것도 많아. 되게 다방면으로 하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지금 하는 일을 그만하고 싶어. 디자인을.

    디자인이 싫어서라기보단, 하던 일을 계속하다 보면 질리는 것 같아.

    무언가 새로운 것에 발을 들이고, 떠나는 데에 재미를 느껴. 딴짓하는 게 재미있는 것처럼.

    - 그럼 디자인을 관둔다고 하면 하고 싶은 "딴짓을 하는 것"으로는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은 안 해봤어?

    나는 새로운 거가 하고 싶으면 그런 고민을 할 것 같거든.

    - 나는 살면서 무언가 선택할 때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별로 안 했어.

    대학교 입학할 때나 과를 선택할 때도. 뭐 디자인과가 "벌이"에 큰 도움이 되진 않잖아. 그래도 재미를 느껴서 선택한 거거든.

    안정성으로 삶을 선택하지 않겠다... 약간 그 기조로 살고 있어. 어차피 디자인도 5-6년 한 건데, 이거 아니면 뭘 못한다는 거도 아닌 거 같고.

    새로운 것을 안정적이라고 선택하더라도, 그 일이 금방 안정적이지 않게 될 수도 있는 거잖아.
    코로나 때문에 여행업계가 갑자기 불안정해지는 것처럼.

    나는 내가 지금 하는 걸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했던 게 어디 가는 건 아니잖아?

    내가 여태까지 열심히 살았다면 새로 무엇을 하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잘 먹고살 수 있는가 보단 뭔가 꾸준히 할 수 있을까가 더 고민이긴 해.

    - A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 같은 걸까?

    - 그렇다기보단 그냥 새로운 것을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금방 지금 하는 거에 질리거든.

    뭐라든 5년씩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졸업도, 졸업을 꼭 해야 될까? 엄청 '학위를 따고 싶다' 그런 건 아닌 거 같아. 다른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든 떠날 듯.

    - 뭔가 변환점이 있다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거지? 떠나는 데에 두려움이 없어 보이네.

    - 그렇지.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도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쌓은 게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 남은 인생을 결정할 만큼.


    - 그럼 뭐 요즘 어떻게 사는지는 좀 알겠네. ㅎㅎ 다음 질문으로 요즘 취미나 관심사 있어?

    - 관심사랑 취미는 다른 것 같은데.

    - 그럼 취미!

    - 취미는 글쓰기랑 운동.

    아 운동이 요즘 고민인데, 내가 어깨 부상을 입어서 운동을 중단했어.

    2017년부터 지금까지 운동을 계속 꾸준히 했거든. 일주일에 적어도 3번씩 꾸준히.

    그런데 어깨 수술하면 거의 1년 동안 운동을 못한대. 그래서 요즘 운동을 못해서 너무 우울해.

    - 헉 그럼 막 근육 빠지는 느낌 들겠네 ㅠㅠ

    - 응. 막 근손실 오는 것 같아서 우울해.

    - A는 운동을 무슨 목적으로 해?

    - 목적이 해가 갈수록 바뀌는데, 올해 들어서는 "길고, 꾸준하고, 건강하게 운동하자." 근데 건강하게 운동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네. ㅠㅠ

    이게 웨이트를 하다 보면 욕심이 생겨서 다치더라고.

    - 아쉽겠다...

    - 3년 운동하다 보니 헬스장이 집 같아졌어. 헬스장에서 걸어만 다녀도 행복했거든. 약간 휴양지 온 느낌이야.

    - 약간 운동하면 잡생각 없어지는 느낌같이?

    - 응. 내가 운동을 약간 빡세게 하는데 그러면 잡생각도 안 나고 나한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더라고.

    - 신기하다. 나는 운동을 목적이 있어서 하거든 항상.

    - 나도 처음엔 목적이 있었는데, 하다 보니 목적이 바뀌더라고. 일단 내 건강에 관심이 많이 생겼어. 

    그래서 식단도 많이 바뀌었어. 밀가루 음식도 많이 안 먹고, 커피도 아메리카노만 마시고.

    첨엔 성취감으로 많이 했지. 그런데 운동이 한만큼 느는 게 아니다 보니 거기에 신경 쓰면 스트레스를 받더라구.

    그래서 그게 넘 무의미하게 느껴져서 인바디나 몸무게도 잘 안 재게 됐어.

    - 처음엔 목적을 가지고 했고, 결과에 대해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는 쪽으로 방법을 바꾸고 A한테는 더 맞았던 것 같네.

    글쓰기는 한지 얼마나 됐어?

    - 굳이 따지자면 한 2015-6년부터 했지. 요즘 예전에 쓴 글을 보면 정말 못 썼더라.

    - 근데 궁금한 게 있어. 글을 쓰면 어떤 게 좋아?

    - 음... 헬스 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헬스 하기 위해 건강하다고 하거든. 헬스를 오래 하기 위해서.

    글쓰기도 그냥 글쓰기 위해 사는 것 같아. 모든 사람들은 글을 쓰잖아. 나는 그걸 좀 적극적으로 하는 거지.

    되게 여러 종류의 글을 써. 메일링도 하고, 소설도 쓰고, 일기도 쓰고.

    - 뭔가 A에게 글쓰기란 뭔지 들어보면 내가 일상 속에서 사진 찍는 것처럼, 일상 속에 뭘 하든 글으로 쓰는 것 같은 느낌이네.

    - 맞아. 나는 사진 찍는 취미가 있었는데 그게 글 쓰는 걸로 옮겨온 거라고 생각해.

    - A는 그냥 글쓰기가 일상인 거네. 나는 글을 써보려고는 했는데, 쓰면서 내가 쓴 걸 읽으면 너무 못써서 더 못쓰겠더라구.


    - 그럼 관심사는 뭐야? 취미랑 관심사는 다른 거라며.

    - 취미랑 관심사를 어떻게 구분하고 있냐면, 취미는 하고 있는 거고 관심사는 아직 안 한 거.

    - 그럼 또 새로운 걸 하고 싶은 거야?

    - 예를 들면, 유튜버 되기. 고양이 유튜브를 올리고 있어.

    잘 되려고 올린다기 보단 아카이빙을 하는 느낌으로. 편집하지도 않고 자막도 없고. 

    그런 걸 다 하려고 생각하면 아예 시작 못할 것 같아서 일단 올렸어.

    - A는 관심사조차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는 거네. 보통 관심사가 뭐냐고 물어보면 00의 노래, 요리, 누군가는 정치라고 답할 것 같거든.

    나 관심사가 "무언가 되기"인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아.

    -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 관심사가 너무 많아서 사실 ㅋㅋㅋ 경제, 정치, 주식시장 이런 거도 관심이 많아. 너무 다 들여다보려고 해.

    내 장점인데, 단점일 수도 있지.

    그리고 내 친구들 직업군이 되게 다양한데, 그런 다양한 친구들과 다양한 관심사 덕분에, 처음 보는 사람이랑 만나서 얘기해도 얘기할 수 있는 거리가 있더라고.


    - 공통 질문인데, 오늘 A덕분에 처음 만들어진. ㅎㅎ 고른 노래 중에 사연이 있는 노래 있어?

    - 이날치 - 범내려온다

    이걸 처음 들은 게 '누가 이거 웃긴데 봐라'해서 아침에 출근해서 봤어. 그렇게 틀었다가 3시간 동안 이날치의 모든 영상을 봤어.

    그러다 어떤 무대 영상을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

    나는 음악적인 건 잘 몰라. 그런데 아티스트들이 성장할 때까지 겪은 노력을 생각하면 되게 감동받더라고.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기가 재미있는걸 꾸준히 하는 게 어렵잖아. 결국 그 과정을 거쳐서 인정을 받게 된 게 감동적이었어.

    알고 보니 아는 사람이 그 공연 댄스팀에 있던 사람이었더라구. 

    그 댄스팀에서 있었다가 결국 팀을 나와서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인데, 자신이 나오고 나서 잘돼서 질투 나지 않냐고 물어봤어.

    그런데 아니라고, 그 팀 전체가 다 같이 고생했는데 결국 잘돼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구.

    그런 아티스트들이 무대 하면서 즐거워하고 웃는 걸 보면 왠지 슬프더라.


    - 공통 마지막 질문, 나한테 궁금한 거 있어?

    - 마지막으로 손톱 물어뜯은 때는?

    - 재작년 가을? 재작년 10월에 처음 네일아트 했거든. 그때 이후로 안 뜯었어!

    - 봐봐. 사람이 이렇게 변한다니까?

    - 끝! 그럼 다음에 또 봐!

    - 또 봐! 잘 지내.

     

     

     

     

    댓글

Designed by Tistory.